- 의회·행정·민간·기업 한데 모여 머리 맞대
- RE100 구축 가능성 높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 목소리
제주도의회 미래경제산업위원회와 사단법인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태평양환경재단(Pacific Environment), 에너지전환포럼,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 10월 8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도정의 공약사항인 ‘제주형 풍력 O&M(유지보수) 지원 클러스터’를 RE100화하여 구축할 것을 제안하는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제주도가 추진 중인 해상풍력 O&M 센터와 예비부품 허브 등을 갖출 제주형 풍력 O&M 지원 클러스터의 RE100화를 기반으로, 도내 해상풍력이 지역 RE100을 촉진하고 나아가 RE100 항만 구축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되었다. 이를 통해 해상풍력이 유관 산업 및 산업단지 RE100과 연계되어, 해상풍력 산업생태계로 확장하는 제주만의 해상풍력 산업모델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날 주제 발표는 에너지전환포럼 소윤미 정책국장의 ‘항만 및 항만 내 시설의 RE100 추진 관련 국내외 동향과 사례’를 시작으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곽성조 박사의 ‘국외 O&M 항만 및 국내 해상풍력지원항만 사례’ 발표가 뒤를 이었다. 끝으로 사단법인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김정도 사무국장이 ‘제주형 RE100 해상풍력 O&M 지원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민선 9기 제주도정 공약 연계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발표에 나선 에너지전환포럼 소윤미 정책국장은 제주 항만을 재생에너지의 전략적 수요처이자 계통 유연성의 거점으로 설계해야 한다며, 제주는 잦은 출력제어로 남은 전력을 흡수할 저장·수요 자원이 필요하고 국제 기항 대형 선박의 증가에 따라 새로운 전력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국내 항만은 AMP(육상전원공급설비) 시설 대비 낮은 이용률, 계통 포화와 직접 PPA(전력구매계약)의 제약 및 망 이용료 부담, 투자와 편익 주체의 불일치 등으로 인해 전기화가 단일 전력 시스템으로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재생에너지 생산과 항만 전기화를 통합해 2035년 에너지 자립을 추진하는 발렌시아, 크루즈 전기화를 대규모 신규 수요로 보고 약 80MW 규모의 항만 전용 전력망부터 구축한 바르셀로나, 망 증설 대신 유연 수요·ESS·기업 간 용량 공유로 계통 혼잡을 해결한 로테르담 사례를 소개했다. 소윤미 국장은 이런 해외 사례를 들어 제주 항만을 단순한 전력 소비처가 아니라 상황에 맞게 전력 사용량을 유연하게 조절하며 전력망 안정을 돕는 거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직접 PPA, 대규모 ESS(에너지저장장치), DR(수요반응제도), VPP(가상발전소)를 통합해 시스템적으로 관리할 것을 제안했다.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이 발생할 때는 ESS에 충전하거나 전기 선박과 항만 장비를 집중 가동해 출력제어를 완화하고, 반대로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저장해 둔 전기를 공급하고 충전을 유예함으로써 전력망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다.
추진 전략으로는 2027년 해상풍력 O&M 시설이 집적되는 단지를 초기 설계부터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도록 구축하고, 2028~2030년에는 이를 전기 선박, 대형 선박 육상전원, 항만 장비, 물류창고까지 확대해 항만 전체를 재생에너지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2030년 무렵에는 항만이 유연한 전력 수요 관리를 통해 제주 전력망 전체의 안정에 기여하는 단계로 나아가자는 3단계 추진 로드맵을 제안했다.
이어서 발표를 진행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곽성조 박사는 해상풍력 보급 속도에 비해 국내 해상풍력 지원 항만 인프라가 크게 부족하며, 제주는 해상풍력 시공·지원 항만보다는 O&M 기지를 기존 항만 내에 구축하는 것이 타당한 방향이라고 밝혔다. 해상풍력 항만은 기자재를 제작하는 제작사 항만, 기자재를 적치·조립해 현장으로 운송하는 시공·지원 항만, 설치 후 풍력단지를 관리·유지하는 유지보수 항만으로 구분된다. 곽 박사는 국내에서 고중량 터빈을 다룰 수 있는 항만은 목포신항뿐이며, 설치선과 작업선도 부족해 해외 조달에 의존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제약은 제주 역시 마찬가지로, 해상풍력 지원 항만은 무거운 기자재 하중을 견딜 지내력(地耐力)과 장애물 없는 진입 항로, 최소 17만㎡ 이상의 야적장, 최소 2개 선석의 부두 시설을 갖춰야 한다. 제주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항만이 없어 지원 항만 구축이 어렵고, 육지부 항만에서 터빈을 조립·운송해 시공해야 하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O&M 인프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곽 박사는 해상풍력 운영비의 약 38%가 유지보수에 투입될 만큼 O&M 항만의 중요성이 크며, 단지당 200~300종에 달하는 부품 관리를 위한 국내 표준 관리 체계가 미비한 만큼 선박과 기자재, 항만 전체를 공유하는 체계를 제주에서 선제적으로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소형 작업선(CTV)과 대형 지원선(SOV) 정박이 가능한 항만 시설 확보가 필수적이며, 단지 건설 착공 이후 대응하기보다 권역별 수요와 입지 적합성을 사전 조사해 부지와 설계를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표자인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김정도 사무국장은 제주는 이미 단순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넘어 유연성 자원과 전략적 수요처를 고민해야 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제주도정 공약으로 추진되는 제주형 풍력 O&M 지원 클러스터 역시 이러한 정책 배경과 정합성을 갖고 추진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클러스터가 설비 진단, 점검, 정비, 부품 성능평가·인증, 유지보수, 이력·통합관제, 공동지원, 부품 보관·물류 등의 기능을 포괄하는 만큼 중소형 산업단지의 성격을 지닌다고 진단했다.
김 사무국장은 제주도가 추진하는 산업단지 RE100화 및 녹색산업 정책과 맞물려 클러스터가 RE100 모델로 추진될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2027년 기본계획 수립 단계부터 RE100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해야 하며, 이를 통해 제주가 O&M 항만 모델을 선도하고 국가 표준을 정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풍력산업 생태계와의 결합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효과를 제시하며, 장기적으로 항만 전체와 해양산업 전반의 RE100 확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도 풍력 O&M 지원 클러스터의 RE100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거듭 제안했다.
주제 발표 이후에는 제주도의회 미래경제산업위원회 한권 의원이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자로는 ▲윤형석 제주대학교 산학협력교수 ▲김종익 상생나무 이사장 ▲박지웅 두산에너빌리티 풍력영업팀장 ▲김관현 제주도 기후에너지정책과장이 참여해 제주형 풍력 O&M 클러스터의 RE100화 필요성과 당면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먼저 제주대학교 윤형석 산학협력교수는 제주에 AMP 관련 제도와 설비가 이미 구축되어 있으나, 선박 수전설비 미비와 높은 전기요금 탓에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신규 인프라 확충에 앞서 기존 설비의 이용 저해 요인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제주 항만 여건상 대규모 설치·조립 기능보다는 O&M 기능 특화가 현실적이며, 입주 기업, 도입 설비·기능, 인프라 규모, 전력 소비 패턴이 먼저 구체화되어야 실효성 있는 RE100 설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에너지 부서와 해운항만 부서의 정책 분절 문제를 언급하며, 국비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제주 항만의 O&M 기능을 국가 항만기본계획에 반영하는 해운항만 부서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이어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앞서 AMP·ESS 연계 소규모 실증, 항만 중심 분산에너지특구 모델 마련, 시간대·계절별 항만 에너지 데이터 축적 등 단기 선행 과제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상생나무 김종익 이사장은 항만 RE100 비전에는 공감하지만, 장기 계획으로 움직이는 항만 행정의 현실을 감안할 때 제시된 전환 일정이 다소 촉박할 수 있다며 지내력 등 물리적 요건을 냉정하게 검토해 현실적 전환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재생에너지 발전 시점과 산업 전력 수요 시점 간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공급 정책과 수요 정책이 정밀하게 연계되어야 하며,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지역 대학과 사회의 준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시공 기업 철수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시설을 유지·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며, 항만 정책과 산업 정책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핵심 산업으로 안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덧붙여 국가 항만 탈탄소 정책이 4대 대형 항만에 집중된 상황에서 제주·목포 등 지방 항만에 특화된 전환 전략이 필요하며, 제주항과 목포항을 잇는 녹색항로 구축을 통해 이번 논의를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도 내놓았다.
기업 측 토론자로 참여한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웅 팀장은 제주 여건상 대규모 제조·설치 항만보다는 이미 운영 중인 풍력단지를 기반으로 한 O&M 항만 구축이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O&M은 해상풍력 사업성과 전력망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축인 만큼 기자재, 부품, 인력, 항만 물류, 안전관리 체계가 통합된 하나의 시스템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O&M 기능이 현장 운영 중심과 데이터·설계 중심으로 나뉘는 점을 들어, 현장 기자재·선박 운영 체계 구축과 더불어 실시간 모니터링, 예방진단, 운영 효율화를 위한 데이터 거점 설계, 그리고 기존 운영사들과의 협력 모델 구축에 대한 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기업과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과 협력체계를 토대로 클러스터의 RE100 모델을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주도 기후에너지정책과 김관현 과장은 기후 정책이 양질의 일자리와 기업 매출, 지역 경제 편익으로 선순환하는 기후경제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며, O&M 클러스터가 단순 전력 판매와 이익 공유를 넘어 지역의 지속가능한 산업 자산으로 축적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2035년까지 해상풍력 5GW를 보급하는 과정에서 도민 이익을 극대화하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터빈 제조·설치 항만보다 O&M 항만이 제주에 현실적인 대안인 만큼, 기존 항만의 기능 확장과 한림항을 통해 축적된 경험·인력을 토대로 단계적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어 제5차 전국 항만기본계획 반영을 위해 항만 담당 부서와 긴밀히 협의하여 항만 지내력 및 입지 적합성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풍력 유지보수 거점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은 정책 방향상 당연한 수순이며, 현실적 여건을 면밀히 검토해 제4차 제주도 풍력발전종합관리계획에 토론회 제안 사항들을 반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제주도의회 미래경제산업위원회 한권 의원은 “미래경제산업위원회가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총괄하는 상임위로서 제주형 풍력 O&M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도정의 공약실천 계획이 구체화된 만큼 오늘 토론을 기점으로 실질적인 제도화 논의가 활발히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RE100을 접목한 풍력 O&M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의회와 행정, 기업, 시민사회가 지혜를 모으는 공론의 장을 지속적으로 넓혀가겠다”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2026.10.14.
사단법인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