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4일 오전 11시 2026 제주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는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오는 19일에 열리는 ‘2026 제주기후정의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를 불태우는 폭주를 멈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이다.

기후재난 시대, 다시 기후정의를 외칩니다!
2026 제주기후정의행진 기자회견
제주를 불태우는 폭주를 멈춰라!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난의 시대입니다. 폭염, 폭우, 산불 등의 기후재난으로 전 세계가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후재난으로 목숨을 잃고, 다치며,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그 피해 규모는 해가 지날수록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가장 끔찍한 기후재난으로 기록될 네팔 참사를 보십시오. 사망자는 천 명을 넘겼고, 실종자도 4천5백 명을 넘어섰습니다. 기후재난은 우리가 감히 예측할 수조차 없는 막대한 규모의 파국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기후재난으로 전 세계가 시름하는 와중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과 미국의 이란 침공 역시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인 화석연료는 여전히 전쟁의 중요한 명분으로 작동합니다. 한쪽에서 전쟁으로 기후재난을 부추기는 사이, 다른 한쪽에서는 AI 산업에 대한 맹신으로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더 짓겠다며 기후재난을 모른 체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화석연료를 태워야만 하는 상황을 조장하면서도 일말의 죄책감이나 책임의식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기후재난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지워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활황으로 백화점 수익이 넘쳐나고 주가가 솟구치는 뉴스가 더 중요하게 다뤄지는 촌극에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이익은 소수의 자본과 선진국이 독식하지만, 그 치명적인 피해는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한 적 없는 네팔 같은 국가들이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습니다. 선진국 내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기후재난의 피해는 도시보다 농촌에 집중되며, 도시 내에서도 쾌적한 아파트에 사는 이들이 아닌 반지하와 옥탑방, 쪽방촌에 거주하는 도시 빈민들에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후불평등은 단순한 현실을 넘어 더욱 노골화되며 사회 갈등을 격화시키고 있습니다.
제주는 어떠합니까. 기후재난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임에도 이렇다 할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입으로는 기후경제를 부르짖지만, 정작 기후재난으로 고통받는 농민, 어민, 배달노동자, 건설노동자, 취약계층 등 기후 약자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행동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로지 기후를 경제로 포장해 이윤으로 연결하려는 이 기형적인 구조 속에서, 과연 기후재난의 피해를 어떻게 줄이고 해결할 수 있을지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이러한 기만 속에서 우리의 의문과 분노는 더 커져만 갑니다. 기후위기를 가속할 제2공항 계획은 왜 당장 멈추지 않습니까?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동물을 고문에 가까운 형태로 사육하고 오염물질을 내뿜는 공장식 축산 문제는 왜 아직도 방치되는겁니까? 이용률 11%라는 낙제점을 받은 대중교통은 왜 개선되지 않고, 녹색교통으로의 전환은 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겁니까?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면서 어째서 화석연료를 태우는 가스발전소를 새로 짓겠다는 것입니까? 40MW AI 데이터센터의 기후환경적 영향은 제대로 분석이나 해보았습니까? 농어업 환경이 날로 악화하는데 대책은 왜 이토록 지지부진합니까? 반복되는 가뭄으로 지하수가 고갈되어 간다면서, 왜 지하수를 보전해야 할 곳에 대규모 관광개발을 허용하겠다는 것입니까?
이 숱한 물음은 그저 공허한 메아리처럼 맴돌 뿐,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겠다, 기후재난을 멈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겠다는 책임 있는 응답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민선 9기 새 도정과 새 의회가 출범했지만 기후재난 해결을 위해 진정으로 발 벗고 나서는 정치인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되는 기후재난의 고리를 끊어내고 진정한 기후정의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목소리를 높이고 연대하며 다시금 길 위에 서고자 합니다.
오는 9월 19일 제주시청에서 ‘2026 제주기후정의행진’이 개최됩니다. 우리는 이 행진을 통해 기후재난을 조장하는 제2공항 백지화를 강력히 요구하겠습니다. 탄소 배출을 늘리고 생명을 갈아 넣는 공장식 축산 폐지를 외치겠습니다. 펄펄 끓어오르는 제주 바다에 대한 보호구역 확대와 관리 강화를 촉구하겠습니다. 무분별한 도로 개설을 멈추고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자를 위한 예산 확대를 요구겠습니다. 가스발전소 신설과 AI 데이터센터 추진의 즉각적인 중단과 재검토를 외치겠습니다. 생태환경농업 확대를 통한 농민권리와 식량주권 보장을 촉구하겠습니다. 중산간의 개발 규제 강화를 통한 지하수 보전을 요구하겠습니다.
단 하루의 행진으로 기후재난을 바라보는 정치권과 기득권의 시각이 당장 바뀌지는 않을 것임을 압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 굳건한 걸음이 시민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나비효과가 마을을 변화시키며, 지자체를 거쳐 마침내 국가를 움직이게 할 것이라는 긍정과 희망으로 뚜벅뚜벅 나아갈 뿐입니다. 기후재난의 시대가 아닌, 기후정의의 시대로 나아갑시다. 도민 여러분의 뜨거운 연대와 참여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주를 불태우는 폭주를 이제는 멈춰 세웁시다!
2026년 09월 04일
2026 제주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