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영향평가에서 수소 혼소에 따른 대기질 영향평가 누락 확인
- 중점평가항목인 대기질 평가 미흡, 대기오염물질 발생 예측과 저감방안 없어
한국동서발전이 제주에 추진 중인 가스발전소 건설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중점평가항목인 대기질 평가에서 수소 혼소 운전 시 대기오염 영향을 누락한 부실 평가로 확인됐다. 사업시행 승인 관련 서류 열람과 의견수렴이 6월 15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현 평가서를 근거로 한 사업시행 승인 중단과 환경영향평가 부실에 대한 재조사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한국동서발전의 가스발전소 건설사업은 환경영향평가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중점평가항목이 6개로 정해졌으며, 이중에는 대기질이 포함되어 있다. 대기질은 공사과정에서의 오염물질 발생에 따른 영향과 저감방안을 제시해야 하고, 발전소 운영 시 대기오염물질 발생을 평가하고 저감방안을 제시토록 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는 발전소 운영 시 대기질과 관련하여 가스(LNG) 연소 시와 경유(비상시) 연소 시를 나눠 대기오염물질 영향을 예측하고 국가 및 지역 환경기준을 넘어서지 않는지를 평가했다.
이후 환경영향평가 심의 과정에서 경유(비상시) 사용이 제외되었다. 이에 따라 부지 내 경유저장탱크 설치 계획은 수소연료설비 설치 계획으로 변경되었으며,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수소 혼소가 가능하도록 환경영향평가 본안에 적시되었다. 이후 개발사업시행 승인 관련 서류에도 수소 혼소가 가능한 터빈을 설치하는 것이 명시되었다.
따라서 발전소에서 사용될 연료는 당초 가스와 경유에서 명시적으로 가스와 수소로 변경된 것이다. 하지만 가스와 수소를 혼합하여 태울 때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의 변화와 그에 따른 예측, 평가, 저감방안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비상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는 경유의 대기영향은 평가했으면서, 정작 상시 운전 조건이 될 수소 혼소의 대기영향은 평가하지 않은 것이다.
가스와 수소를 혼합하여 연소하는 것과 가스를 단일 연료로 태우는 것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에 있어 분명한 차이가 발생한다. 수소를 혼소하여 태울 경우 질소산화물(NOx) 배출이 증가한다. 수소는 메탄(천연가스의 주성분)보다 화염 온도가 높고 연소 속도가 빠르다. 그 결과 연소실 내부에 유독 뜨거운 부분(고온 지점)이 생기고, 공기 중 질소가 이 고온 지점에서 산소와 반응해 질소산화물이 생성된다. 화염이 뜨거울수록 열적 질소산화물(Thermal NOx)이 더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관되게 제기되는 문제다. 실제 수소 혼소 기술이 앞서 있는 미국의 에너지부 산하 국립에너지기술연구소(NETL)는 『A Literature Review of Hydrogen and Natural Gas Turbines: Current State of the Art with Regard to Performance and NOx Control』(2022)에서 수소의 단열화염온도가 메탄보다 높아(2,254°C 대 1,963°C) 더 많은 질소산화물을 생성할 잠재성이 있다고 명시한다. 또한 보고서는 별도의 저감 대책이 없는 경우 수소는 동일 조건에서 천연가스보다 8배 이상 많은 질소산화물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미국 환경보호청(EPA) 규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희박 예혼합 연소(연료와 공기를 미리 골고루 섞고 공기를 넉넉히 넣어 화염 온도를 낮추는 연소 방식)와 SCR(선택적 촉매 환원) 등 질소산화물 저감기술의 적용이 필수적임을 분명히 한다.
결국 가스와 수소를 섞어 태울 경우 혼소율에 따라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상이해질 수밖에 없으며, 이에 대한 예측과 평가, 저감방안 제시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예측·평가·저감방안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한국동서발전은 이미 환경영향평가 심의와 제주도의회 동의 과정에서 숱하게 수소 혼소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그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배출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
중점평가항목인 대기질 평가는 사업 시행에 따른 인근 지역의 대기오염 영향을 예측하고, 주변 배출원과의 누적영향을 함께 평가하며 이를 근거로 저감방안을 제시하는 중요한 평가다. 특히 대기질 평가는 지역주민의 건강권과 깊은 인과관계를 가진다는 점에서 매우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수소 혼소에 따른 대기질 평가를 누락함으로써, 주민의 건강권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문제가 평가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중점평가항목인 대기질 평가를 부실하게 작성하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현 상태의 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한 개발사업 시행 승인은 이뤄져서는 안 된다. 수소 혼소 조건을 반영한 대기질 영향에 대한 재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이번 대기질 평가 부실은 단순한 절차상의 문제가 아니라 주민의 건강권과 밀접한 사안이다. 따라서 이는 환경영향평가 부실 작성에 해당하므로, 제주도는 거짓부실전문검토위원회를 구성하여 해당 건에 대한 부실 여부를 분명하게 검토하고 재조사 등 필요한 조치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2026. 06. 15.
사단법인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